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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이 6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조차 하지 못한 채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조희문 위원장, 정말 해임 당하면 소송 제기할 겁니까?" (최문순 민주당 의원)
6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시작 20여 분 만에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에 불법으로 압력을 가한 의혹 등이 제기된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의 업무보고 때문이다. 업무보고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조 위원장은 입조차 떼지 못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이 가장 먼저 "조 위원장의 용퇴 얘기가 여야 다 나오고 있는데 그렇다면 아직 결정을 못했다든지, 나갈 마음이 없다든지 입장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그런 말 한 마디도 없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넘어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도 사임하라고 했는데... 왜 국감장 나왔나"
정장선 민주당 의원은 뒤이어 "굳이 조 위원장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그 부분부터 정하고 국감을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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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이 6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사퇴요구로 업무보고도 하지 못하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 남소연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조 위원장의 업무보고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향후 영진위가 걸어갈 길을 대표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업무보고를 계속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유인촌 장관이 조 위원장의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며 "유 장관이 소송이 걸리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정교하게 절차를 밟고 있으며 (조 위원장에게)사임하란 뜻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어 "장관도, 영진위원들도 사임하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아는데 조 위원장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말로 해임 당하면 소송 제기할 거냐"고 조 위원장을 몰아붙였다.
정병국 문방위 위원장이 "의사진행발언엔 질의를 하지 마시고 나중에 하시라"며 더 이상의 의사진행발언을 제지하고 나서자, 서갑원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더욱 거세게 반발했다.
"위원장에게 권한을 달라, 서갑원 의원이 위원장 할거냐"며 반발을 가라앉히려던 정 위원장은 결국 "조 위원장에게 업무보고를 받을지 말지 잠시 정회하고 여야 간사간 협의하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조희문 위원장의 국정감사 인사말, 6월 임시국회 인사말과 똑같아"
40여 분간의 정회가 끝난 뒤엔 영진위의 국감 준비 미흡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위원장의 국정감사 인사말과 업무보고 내용이 지난 6월 임시국회 당시의 자료와 거의 유사했던 것. 심지어 문방위원들에게 처음 배포됐던 조 위원장의 인사말 표지엔 '2010년 제261회 임시국회'로 제목이 명기돼 있었다.
서갑원 의원은 이에 대해 "표지는 실수로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봤더니 임시국회 때 자료와 거의 내용이 똑같다"며 "조 위원장의 진퇴 문제로 매번 문방위가 회의할 때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자료 준비마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것은 인사말이 아니라 시나리오"라며 조 위원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아주 무시한 처사"라며 "진퇴 논란에 이어 국감 준비까지 부족하다, 본인의 진퇴 여부를 깊이 고민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성동 한나라당 의원조차도 "당혹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조직의 실상을 보여준 것 아닌가"고 개탄했다.
영진위의 자료제출 거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제출을 요구한 영화 유통배급 및 상영관 등에 대한 '영화상영표준계약서 권고안'에 대해 영진위가 '열람'만 허용한 것. 영진위는 '영화상영표준계약서 권고안'을 올 2월에 완성했지만 대형배급사 등의 반발 때문에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영진위 국감 준비 미흡해"... 오는 19일 영진위 국감 따로 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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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의 사퇴 문제로 파행을 빚은 가운데 정병국 위원장과 한나라당 한선교, 민주당 서갑원 간사가 감사일정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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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이 6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조차 하지 못한 채 퇴장하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명패를 빼고 있다. ⓒ 남소연
진퇴 논란에 이어 국감 준비 미흡 사실까지 드러나자 정병국 문방위원장도 유감을 표명했다. 정 위원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정신자세로 어떻게 국감을 받겠다는 것인가"라고 조 위원장을 꾸짖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국감은 피감기관이 1년 동안 한 일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대로 입법부에서 도와주고 함께 풀어나갈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라며 "앞으로 자료제출 거부 등과 같은 일이 또 있을 경우 법대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국회 문방위의 여야 간사는 영진위가 국감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결론내리고 오는 19일 다시 영진위에 대한 국감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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