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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작가
 박태균 작가
ⓒ 이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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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거의 40여 년간 서울 상계동의 모습을 촬영해온 사진가가 있다.

박태균(64) 사진작가가 지난 4월 12일부터 오는 5월 25일까지 상계동 마들역 인근 '사진가랑 갤러리'에서 '1977 상계동'이란 타이틀로 작품전을 연다. 

총 28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47년 전에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들도 있다. 특히 당시 찢어지게 못살던 시절 수락산 기슭 달동네 주민들의 솔직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백하게 담았다. 

사진은 70년대 달동네 모습을 다채롭게 보존하고 있다. 급격한 경사면에 하얀 연탄재를 쌓은 대형 축대, 시멘트 블록과 판자를 엮어서 지은 단독채, 큰 돌들로 지은 독특한 집 등에선 예술적 면모가 엿보이기도 한다. 

어린이들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판자로 만든 우리에서 염소를 돌보고 있는 소년, 자기 몸보다 더 큰 물통을 지고 언덕을 올라가다 숨을 헐떡이며 쉬고 있는 소녀들, 좁은 마당 위에서 놀이를 하고 있는 소년 등의 모습은 한순간 지나간 세월을 잊게 해준다.

박태균 작가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때는 1977년이다.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에게 카메라를 선물했는데 당시 니콘에서 보급형으로 선보인 니코마트(Nicomat)였다.

사진을 좋아했던 그는 뛸 듯이 기뻐했다. 귀중한 사진기를 들고 촬영할 곳을 찾았는데 그때 처음 발견한 곳이 상계동 일대다. 수락산과 산기슭 동네를 돌면서 마음이 가는 삶의 모습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이곳에 마음이 갔다. 촬영을 반복하면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도 친근해졌다.

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어떤 소년이 염소나 개를 키우고, 어떤 소녀가 닭장에 있는 닭들에게 모이를 주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나이지만 설명하기 힘든 보이지 않는 정을 주고받았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당시 상계동 기슭에는 청계천 판자촌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대거 이주해 살고 있었다. 박 작가는 "동네를 접하면서 주민들로부터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문화,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결혼을 하고 직장에 다니는 등 바쁜 삶을 살았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그의 진솔한 모습은 사진작가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상계동 인근 지역을 돌며 동네가 변해가는 모습을 촬영해왔다.

그리고 회사를 은퇴한 지금 수락산을 돌면서 아직 남아있는 상계동 옛 주민들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는 중. 박 작가는 현재 상계동에 거주하고 있다.

태그:#상계동, #수락산, #산동네, #사진,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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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매일경제, 서울경제에서 취재기자로 근무한 전직 언론인입니다. 경제, 문화, 사진, 종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특히 동광원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는 수도원(신구교 모두 포함하는 초교파)과 관련해 세상에 알려야 할 중요한 콘테츠가 있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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