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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이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날 의미를 되새기고, 꿈과 희망을 준다"며 학생들이 군대를 방문하고 모의 사격을 하는 등의 군사 체험을 추진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 등은 "5.18 민주화운동의 달에 시민 감정을 무시한 것"이라고 행사 취소를 촉구했지만, 광주교육청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행사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24일 교육언론[창] 취재에 따르면, 광주교육청은 이 지역 초등학교 3~6학년 대상으로 '제102회 어린이날 기념 민, 관, 군 협력 군부대 체험 행사'를 안내하는 공문을 지난 22일 각 학교에 보냈다.

3~6학년 대상 학교별 5명까지 참석 안내

다음 달 2일 오후 1시부터 4시 40분까지 광주시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제31보병사단에서 열리는 체험 행사에 "단위학교별 인솔자 포함 5명까지 신청하라"는 안내와 함께 체험 행사 프로그램을 첨부했다. 당일 군부대 수용 가능 학생 인원은 500여 명이다.

프로그램을 보면 놀이행사와 함께 ▲특공무술 관람 ▲장갑자, 발칸 등 장비·물자 관람 ▲스마트 모의 및 서바이벌 사격 ▲전투복 착용 및 장갑차 탑승 ▲군가 따라 부르기 등 단순한 놀이를 넘어 군사훈련과 유사한 체험도 예정됐다.

광주교육청은 공문에서 "지역 군부대 개방행사 체험을 통해 어린이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효과를 명기했다.

 
광주교육청 공문 중 군사체험 프로그램 내용.
 광주교육청 공문 중 군사체험 프로그램 내용.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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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비상식적인 행사 취지를 지적하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김경희 광주지부장은 "아직 윤리적이나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날을 맞아 군사 체험 행사를 한다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아이들의 인권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라도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행사 취소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광주시민들에게 5월은 군대가 시민들을 지켜주지 못한 아픈 역사가 있는데, 그런 날에 시대착오적인 군사 체험 행사를 한다는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광주 한 초등학교 교사는 "부끄러워서 학부모에게 안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선 학교도 아이들이 총이나 칼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오면 가지고 오지 말라고 타이르고 있다"면서 "하물며 교육청이 서바이벌 총을 쏘고, 군가를 따라 부르는 것을 어린이날 즐길거리로 생각한다는 것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총 쏘고, 군가부르는 것이 어린이날 즐길거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부지부는 23일 이와 관련 성명서를 내고 "어린이날은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인 기념일"이라며 "군가를 부르고 총을 쏘는 체험은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특성화고 중 부이사관 양성 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군부대 자체적으로 개방 행사가 예정된 상태에서 기왕이면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교육청이 협조하게 된 것"이라며 "전차 등을 구경하고 싶은 희망 어린이들만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어린이날 군사체험, #광주교육청, #교육언론창윤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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