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구조 오보, 그것이 잊히지 않는다"

세월호 10주기, 예산역 야외무대서 추모 행사... 예산 학생들 리본 2000개 나눔

등록 2024.04.22 17:24수정 2024.04.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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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예산지역 주민·학생 등이 예산역 야외무대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세월호 참사. 벌써 10년이 지났다.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동체 구성원들이라면 10년 전 그날,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참사 소식을 접했든,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각인된 충격적인 사건이다. 국민들은 그날 참사 희생자들을 떠올릴 때마다 먹먹해 하며 눈물을 떨구는 등 마음 속 깊이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사 발생일인 지난 16일 예산 지역의 주민들도 예산역 앞 광장에서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졌다.

예산참여자치연대, 예산군농민회, 전교조 예산지회, 진보당 충남도당 등이 주관한 이날 추모행사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발언 ▲예산지역 학생회 추모활동 영상 관람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영화 '세가지 안부' 상영 등으로 진행됐다.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는데… "반드시 기억해야"

이날 추모행사에 앞서 예산지역 학생들은 10년 전 하늘의 별이 된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을 기억했다.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지와 염원을 담아 노란리본 2000개를 제작해 예산 지역 학생들에게 나눠줬고, 이 활동을 사진에 담아 추모식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또 세월호 추모곡에 맞춰 연출한 단체 율동이 담긴 영상을 통해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민채(예화여고 3) 학생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그 분들이 지금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참사 당시 충분히 전원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누군가의 무모한 말과 행동으로, 무고한 생명들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다는 분노와 원망의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며 "앞으로 이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수칙과 메뉴를 점검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읍 주민 정명자씨는 "참사 소식을 서울에 있을 때 접했다. 신문과 뉴스에서 '전원 구조'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안도했는데,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게 좀처럼 잊히질 않는다"며 "정말 시민들이 깨어서 움직이지 않으면 정부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김영호 진보당 예산·홍성지역위원장은 추모발언에서 "2년 전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제3의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대해 우리가 잊지 않고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성현 대술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 1~2학년이 배우는 세 종류의 교과서가 있다. <바른생활> <즐거운생활> <슬기로운 생활>이다. 그러다가 세월호 참사 뒤 교과서가 하나 더 생겼다. 그게 <안전한 생활>이다. 하지만 올해 이 교과서가 없어졌다. 이처럼 교육과정이 주먹구구식"이라며 학생 안전에 대한 교육 당국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장관은 전국의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팝업창 하나 띄우고, 세월호 추모 공식 자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게 우리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교육 수장의 행동이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예산지역 학생들이 세월호 리본 2000개를 만들어 나눠줬다. 우리 아이들은 언니 오빠를 잊지 않겠다고 하는데, 우리 어른들도 기억하고 실천하는 시민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언론인·유가족·생존자가 보낸 10년의 이야기 담은 영화관람

이날 주요 프로그램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영화 상영이었다. 비가 온 뒤 기온이 다소 떨어진 쌀쌀한 날씨임에도 어린 자녀와 함께 참석한 부모, 학생, 주민 등은 예산역 야외무대 앞에 삼삼오오 앉아 120분 가량 진행된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그레이존>, <흔적>, <드라이브 97> 3편을 '세 가지 안부'라는 제목으로 제작한 다큐 영화다.

<그레이존>을 통해 10년 전 참사 현장 가까이에 있었던 언론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흔적>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인, 창현 엄마와 호성 엄마에게 지난 10년은 어떤 시간이었을지를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드라이브97>은 참사에서 살아남은 1997년생들의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생존자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세월호 #세월호추모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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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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