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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파란하늘 봄바람, 북촌 한옥마을로 다녀온 여행

꽃샘 추위에도 관광객 많아... 사진 찍기 좋은 공간들

등록 2024.03.03 12:18수정 2024.03.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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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봄이 시작되는 3월1일 북촌한옥마을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 김은진

 
3월의 첫날, 봄을 알리는 개막행사처럼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 머지않아 찬바람도 그리워질테니 실컷 맛보라는 뜻일 것이다. 집에 있기는 아까운 파란 하늘에 이끌려 종로구 북촌한옥마을로 향했다.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한옥 보존지구로 조선시대에 왕족이나 관료들이 주로 거주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서울의 인구가 팽창하자 건축업자들이 권세가의 넓은 주택과 토지를 나누어 중소규모 개량한옥을 지어 지금의 북촌의 모습이 되었고 한다.


1992년 한옥보존지구가 해제되면서 다세대주택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많은 수의 한옥이 사라졌지만 서울시는 2001년부터 북촌 가꾸기 사업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보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명물 중의 하나인 이곳은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 실제 거주하는 분들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거리 중간에 '북촌 마을 지킴이' 분들이 서 있었다.

안국역 따라 걸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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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대여점 북촌한옥마을입구에는 한복 대여점이 즐비하다. 한복을 입고 관광하는 관광객들 ⓒ 김은진

 
안국역 2번 출구에서 직진방향으로 십여분 걸어 올라가다 보면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관광 가이드를 만날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나 참여하고 싶은 체험을 얘기하면 투어 지도를 펼쳐보며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중국어와 영어로도 안내해 준다. 

한복대여점이 시작되고 전통 기념품샵이 눈에 들어오자 본격적으로 복촌 한옥마을이 시작된 걸 알 수 있었다. 마침 방문한 날이 삼일절이라 한옥집 곳곳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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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있는 소나무 그림자 오설록에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멋진 자태를 벽에 건물 벽면에 드리운다. ⓒ 김은진

 
백 년의 시간을 품고 있는 아기자기한 골목길, 세월의 흔적을 새기고 포개져 있는 기왓장들을 보니 과거로 향하는 무빙워크를 탄것처럼 빨려들어갔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한복을 입고 한옥촌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매화향이 풍겨오고 골목길 군데군데 재미있는 소품샵과 카페에서는 두런두런 옛이야기가 들려왔다.

전통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들도 여러군데 있어 호기심을 자극했다. 옛동네의 풍경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골목한귀퉁이게 자리잡은 길거리 떡볶이집과 옷가게와 미용실도 북촌의 분위기에 맞게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지만 한류 열풍에 다시 많은 외국인들이 찾고 있어 세계인들의 안식처가 된 듯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다시 사진으로 찍어도 재미있는 기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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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북촌한옥마을 외국인 관광객이 북촌 한옥마을골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은진

 
한때 개화와 계몽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눈총을 받았을 전통문화를 꿋꿋이 지켜낸 고집은 어디서 온 것일까.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불인인지심)'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오랫동안 정든 집이고 부모님과 아이들이 숨결이 묻어있어 떠날 수 없는 마음이 지금의 명소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지나간 시간도 언제나 현재인 듯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창덕궁 담벼락을 따라 내려오니 '노무현 시민센터'(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73)가 있었다. 계단형 서가로 되어있는 3층 건물은 맨 위층에 카페가 있었다. 차 한잔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장시간 투어로 책이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아 카운터에서 보이는 오래된 옆 건물로 눈을 돌렸다. 벗겨진 페인트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재미있는 모양을 찾아보았다. 강아지 그림이 눈에 들어와 찍어봤는데 혹시 방문하시면 독특한 생김새를 찾아보는 재미를 가져 보기를 추천한다. 

차를 마시고 내려오는 길에 사진 속 그리운 노무현 대통령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모두 힘을 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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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형상 페인트가 벗겨진 담벼락에 귀가 쫑긋한 강아지 형상이 있다.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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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풍경도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곳 한 외국인 관광객이 사진 촬영하는 모습을 다시 촬영하고 있다.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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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의 옷가게 한옥을 개조한 의상실 ⓒ 김은진

 
덧붙이는 글 이글은 작가의 브런치에 실릴 수 있습니다.
#북촌한옥마을 #노무현시민센터 #노무현 #불인인지심 #창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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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고가며 마주치는 풍경들을 사진에 담으며 꽃화분처럼 바라보는 작가이자 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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