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장관, 연설 자격 없다"... ICAAP10에서 봉변

[현장] "에이즈 감염인 입국 거부, 대한민국 사과하라" 시위대 등장

등록 2011.08.26 20:15수정 2011.08.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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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부산 벡스코서 열린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 환영행사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습적으로 나타난 시위대에 당황하고 있다. ⓒ 이언혁

26일 오후 부산 벡스코서 열린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 환영행사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습적으로 나타난 시위대에 당황하고 있다. ⓒ 이언혁

"한국 정부가 에이즈 대회를 한다면서 참가하려는 에이즈 감염인들의 입국을 막았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라!"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에 한 무리의 시위대가 등장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대회(The 10th International Congress on AIDS in Asia and the Pacific, 이하 ICAAP10) 환영행사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오후 5시 40분 연단에 올랐다.

 

하지만 진수희 장관은 말을 잇지 못했다. 기습 시위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40~50명 가량으로 추산된 이들은 양손 가득 한국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를 들고 진수희 장관에게 "(연설할) 자격 없다, 당장 내려오라"고 외쳤다.

 

ICAAP10 행사장을 찾은 국내외 참가자는 물론 현장 진행요원, 경호원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대 위에 선 진 장관은 오른손을 이마에 갖다대며 조명을 피해 이들의 메시지를 읽으려 했다.

 

한 시위자는 "에이즈 대회를 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대회에 참가하려는 에이즈 감염인들의 입국을 막았다"며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선창했고, 다른 이들은 큰 목소리로 이를 따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생명은 사고파는 게 아니다'며 FTA 반대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이들은 경호원들과의 몸싸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7분간 구호를 외친 뒤 대회장을 한바퀴 돌고 퇴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들의 행동과 용기에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뒤 무대에서 잠시 내려왔던 진 장관은 다시 연단 위에 올라 "에이즈 감염인과 같이 있는다고 해서 (에이즈에) 감염되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편견 때문에 낙인을 찍는다"고 연설을 이어갔다.  

 

한편 ICAAP는 HIV/AIDS 분야에선 전 세계 두번째로 큰 규모의 포럼으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며,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AAP10은 오는 30일까지 '다양한 목소리, 하나된 행동'(Diverse Voices, United Actions)를 주제로 에이즈 발견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간 에이즈 치료 및 예방이 어떤 진전을 이뤘는지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다양한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2011.08.26 20:15 ⓒ 2011 OhmyNews
#진수희 #ICAA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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