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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 의사협회 회장의 설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작은 홍 시장이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대란은 이제 그만 타협했으면 한다"면서 "국민 80%가 의대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분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의사 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의사는 개인도 아니고 투사도 아닌 공인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과한 처사"라며 의대 증원 반대에 나선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했습니다. 

바로 다음날인 4일 임현택 회장은 페이스북에 "공인이란 건 국민 혈세로 월급 받고 판공비 받는 사람이 공인이지 전문직 자영업자나 월급생활자가 공인은 아니다"라며 "돈선거 해서 의원직 박탈당한 사람이 공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국민학교 나온 지 오래되셔서 잊으셨는가 보내요. 뭐 이해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계속되는 설전...  시정잡배 vs. 돼지 발정제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맹비난했다.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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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5일 "논리에서 밀리면 음해로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저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못된 짓"이라며 "의사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짓 하는 것은 그 수준을 의심케 하는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임현택 회장은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검사임용 결격 사유인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 모의에 동참한 것도 경악할 일인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수준 운운한다"면서 "음주 후 교통사고 시신유기로 방송에 못 나오는 그 사람은 참 억울하겠다. 부디 자중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홍 시장을 저격했습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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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6일 "50여 년 전에 내가 한 것도 아니고 하숙집 동료가 한 일을 묵과하고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고백을 공범으로 몰고 파렴치범으로 모함하는 그 지능으로 의사라는 지성인 집단을 이끌 수 있겠나?"라며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도 모르냐는 말이 그렇게 아팠나?"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의사가 힘들어 용접공으로 직업전환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세상 어지러워 질려니 별X이 다 나와서 설친다"라고 원색적인 말까지 썼습니다. 

이어 "의사증원에 찬성한 이재명 대표는 겁이 나서 인신공격 못하고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며 "막가는 사람이라 듣긴 했다만 파업교사로 고발되어 조사 중이라는데 그냥 팍 집어넣었으면 세상 조용해지겠는데"라고 했습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취임식 참석한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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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회장은 홍 시장의 글에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립니다.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본인 주장에 의하면 전혀 법적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랍니다. 공범도 아니고 파렴치범도 아니랍니다"라며 "너무나 깨끗한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립니다"라고 올렸지만, 이는 사과 글이라기보다는 조롱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 회장이 언급한 '돼지 발정제'는 홍 시장이 2005년 펴낸 자서전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하숙집 룸메이트가 여학생을 짝사랑해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고,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줬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학생 모르게 생맥주에 흥분제를 타서 먹이는데 성공했지만 여관에서 여학생이 일어나 실패했다면서 그 친구는 흥분제가 진짜였다면 실패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시장은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의대 증원 추진 여부를 결정할 의과대학 정원 증원 취소 소송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정부에 오는 10일까지 정원 2000명 증원과 40개 대학 정원 배정을 결정한 근거 자료와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복지부는 "회의록을 작성했고 법원에 제출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회의록이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홍준표, #임현택, #의대증원, #의사협회회장, #의사집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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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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