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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정당 당선인들 "기후특위 상설화하자"

"기후위기 대응, 국민의 요청이자 국회의 책무"... 탄소중립법·기후대응기금 등 심의권도 요구

등록 2024.05.10 10:11수정 2024.05.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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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박지혜 당선인과 국민의힘 김용태, 김소희 당선인, 조국혁신당 서왕진 당선인,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인, 진보당 윤종오 당선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당선인, 사회민주당 한창민 당선인, 새로운미래 김종민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상설화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파란색, 붉은색, 민트색, 주황색... 색색깔의 손피켓을 든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 나타났다. 각자 손에 든 종이의 색은 달랐지만, 구호는 "22대 국회를 기후국회로", "기후특위 상설화"로 동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박지혜, 국민의힘 김용태·김소희, 조국혁신당 서왕진, 개혁신당 천하람, 진보당 윤종오, 기본소득당 용혜인, 사회민주당 한창민, 새로운미래 김종민 등 당선인 10명은 이날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제 모든 원내 정당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요청이며 국회의 책무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 첫걸음으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회는 그간 기후문제를 상설 상임위원회가 아닌 특별위원회에서 다뤄왔다. 하지만 특위는 예결산과 법률을 심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후특위가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힘들었다. 21대 국회의 경우, 기후특위 자체가 2023년에야 어렵게 구성됐음에도 활동 기간을 1년 미만으로 짧게 설정한 데다 어떤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다. '힘'이 없다보니 회의도 겨우 여섯 번 열렸고, 정부관계자들마저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빚어졌다.

당선인들은 "22대 국회에서 구성될 기후특위는 달라야 한다"며 "논의만 할 뿐 결론을 낼 수 없는 허울뿐인 위원회가 아니라 위원회의 토론과 결과를 법률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 '탄소중립기본법'을 포함한 기후위기 관련 주요 법률의 법안 심사권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갖고 있는 '기후대응기금'의 예결산심의권 이 두 가지를 상설 기후특위로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정쟁' 넘은 '토론' 절실... "모든 정당 기후위기에 힘합쳐야"

하지만 기후위기 자체가 에너지, 환경, 건축, 교통 등 다방면에 걸쳐 있는 사안이라 다른 상임위와의 업무 조율 문제부터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소영 의원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기후위기 대응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정부도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어 운영 중"이라며 "국회에서도 어떻게 효율적으로 논의할 것인가란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기후 관련) 전문성 있는 위원회에서 심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대답했다.

김종민 의원도 "국회 상임위 편재가 정부 부처에 대응해서 구성돼있다보니까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업무에 대한 국회 기능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짚었다. 이어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란 이름으로 전체를 청괄하는 업무와 연관되고, 정무위가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을 잠당해서 각 부처가 담당하는 업무를 논의한다"며 "기후특위도 모든 현안, 입법, 예산을 심의하긴 어려울 텐데 마치 총리실이 업무를 종합·조정하는 역할을 상임위 차원에서 하는 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당선인들은 '정쟁'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원전, 재생에너지 문제도 기후특위 상설화에서부터 돌파구를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이소영 의원은 "상설특위가 생긴다는 것은 수많은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리고 도구가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며 "예컨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문제 관련해선 산자위가 법안심사를 담당하지만, 기후특위가 토론하고 의견도 낼 수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게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도 기후특위 상설화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김소희·김용태 당선인도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김소희 당선인은 "어제도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에게) 축하메시지 드리면서 이 이슈를 말씀드렸다"며 "저는 이 시작이 협치라고 본다. 대표께 다시 보고드리면서 이 문제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당선인 역시 "기후변화는 어떤 특정 부처가 다룰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상설위원회를 설치해 초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비교섭단체인 정당들은 교섭단체인 거대 양당이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기후특위 상설화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용혜인 의원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기후특위 상설화도 반드시 포함해서 논의돼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민주당·국민의힘 당선인)들이 애써주실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된다면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기후특위가 바로 활동을 시작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후위기 #기후특위 #이소영 #용혜인 #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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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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