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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고용승계 약속 없이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결정

임시총회 열고 해산안 통과... 직원들 울음 "생계가 걸린 일인데..."

등록 2024.05.09 22:31수정 2024.05.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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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컨벤션뷰로 직원들이 9일 오후 뷰로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를 앞두고 해산을 반대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국제회의와 전시회 등을 전문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설립된 대구컨벤션뷰로(뷰로)가 결국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대구시는 9일 오후 대구엑스코에서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뷰로의 해산안을 찬성 37표, 반대 10표, 기권 2표로 가결시켰다. 회원사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고 대구시는 위임장을 받았다.

회의에는 뷰로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안중곤 경제국장, 표철수 엑스코 대표이사, 이한수 대구시관광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뷰로 직원들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려 온몸으로 저항했으나 대구시 국제통상과 직원들이 막아서자 울음을 터뜨렸다.

뷰로의 한 직원은 "우리 생계가 걸린 일"이라며 "OO 팀장님, OO 주임님, 저 아시잖아요.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라고 항의했지만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육정미 시의원도 현장으로 달려왔지만 출입이 막히자 "사단법인을 해산시키는데 왜 공무원들이 막아서느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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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대구엑스코 회의장에서 대구컨벤션뷰로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자 뷰로 직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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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대구엑스코 국제회의실에서 대구컨벤션뷰로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린 가운데 뷰로 직원들이 들어가려 하자 대구시 국제통상과 직원들이 출입문을 막고 있다. ⓒ 조정훈


회의가 끝난 후 해산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뷰로 직원들은 여기저기서 울음을 터뜨렸다. 회의장 뒷문으로 빠져나가던 정장수 부시장을 향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 "생계가 걸린 일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회의에 앞서 뷰로 직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뷰로를 소액의 예산 절감과 공공기관의 구조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뷰로가 국제회의 전담기구로 지정되어 있는 시 조례도 개정하지 않았고 해산 총회 소집 과정에서 부당한 면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뷰로는 철탑산업훈장,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유일한 컨벤션뷰로이며 각종 사업 계획 평가에서도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뷰로를 해산하면서도 인적 자산을 보유한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뷰로는 국제회의 산업 육성과 관련 법률과 시 조례로 지정된 법령상의 조직이고 지방재정법에 의한 공공기관이자 공익법인이며 설립과 운영을 시가 주도해 온 명실상부한 공공기관"이라며 "국제회의 기능을 이관하기 위한 엑스코(EXCO)도 출자기관이기에 양 공공기관의 통폐합으로 봐야 하므로 고용승계는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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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대구엑스코 회의장에서 대구컨벤션뷰로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자 뷰로 직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해산을 반대하는 손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 조정훈


배영철 대표는 "대구시는 사단법인인 뷰로가 지방재정법상 명백하게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민간단체인 사단법인을 해산하려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며 "만약 공공기관이 아니면 민간단체를 그대로 둬야지 해산시킬 이유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그는 "대구시가 컨벤션 기관의 일원화를 엑스코로 해야 된다면 조례를 개정하든지 뷰로 예산을 엑스코에 지원하면 된다"며 "굳이 해산 절차부터 진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컨벤션 산업은 국제회의 유치부터 인력비즈니스 산업"이라며 "네트워크가 아주 중요한데 우리 직원들은 21년간 수많은 국내외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인적 자원들을 포괄 승계해야 됨에도 그냥 무시하고 직원들의 근로 보장권마저 내팽개쳤다"고 비판했다.
#대구컨벤션뷰로 #해산 #임시총회 #고용승계 #국제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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