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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황우여' 비대위 택한 국힘... 전당대회 룰 어떻게?

윤재옥 "덕망과 인품 갖춘 분"이라며 전대 '관리' 잘할 것으로 기대... "상황 관리만 하란 거냐?"

등록 2024.04.29 11:39수정 2024.04.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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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황 상임고문이 이스라엘 연대 지지 모임에서 발언하는 모습. ⓒ 연합뉴스


'구인난'에 시달리던 국민의힘이 결국 '관리형'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의 황우여 고문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당 대표를 지낸 바 있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역임했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고 평가했으나, 당 일각에서는 '올드보이'의 귀환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전당대회 룰'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당내 갈등이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당선자 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황우여 상임고문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음을 공식화했다.

윤 원내대표는 "3가지 기준을 가지고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했다"라며 "첫째는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둘째는 당과 정치를 잘 아시는 분, 셋째는 당의 대표로서 덕망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황우여 (전) 대표는 뭐 5선 의원이시기도 하고 당의 대표를 지내신 분이고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 공정하게 또 전대를 관리할 수 있는 분"이라고도 추켜세웠다.

오랫동안 의정 활동과 거리를 둬온 원로에게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긴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 원내대표는 "(의정활동과 오랫동안) 떨어져 계셨지만,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 때 전대 관리위원장을 하셨고,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고문단 회의에 늘 참석하셔서 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문도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의결하는 등 당헌·당규에 따른 행정적 절차가 남아있으나, 사실상 당선자 총회에서 이견 없이 추인된 모양새이다. 그는 "제가 약속드린 대로 5월 3일 이전에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비대위원장께서 비대위원을 구성하셔서, 또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밟아서 또 비대위원에 대한 임명 절차가 끝나면 비대위 구성을 마침으로써 당 지도부 구성이 완성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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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모두발언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용산 대통령실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교감이라기보다는 오늘 (당선자) 의원총회 직전에 정무수석한테 '황우여 비대위원장을 모시겠다'는 말씀을 공유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황우여 대표께는 사실 제가 며칠 전에, 금요일쯤 부탁을 드렸다"라며 "제가 어떤 방향을 제시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당무에 밝으신 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분이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할 때 제가 부위원장으로 모셨다. 되게 다양한 이견이 있을 때 잘 조정을 하시고 중재를 잘 하시더라"라며 "역할을 충분히 잘 하실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무의미한 인선"

당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당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냐"라며 "이게 맞나 싶다"라고 꼬집었다.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쇄신하고 혁신해야 할 시점인데, 관리형 '올드보이'의 등판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센터 소장 역시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당이 혁신을 해야 할 시기에 관리형 비대위를 세운다는 것은, 누가 오든 '상황 관리만 하라'는 거 아니겠느냐? 무의미한 인선"이라며 "할 말을 하고, 자기 고집이 있는 사람을 앉혀야 하는데, 황우여 전 대표 같은 사람이 왔다는 것은 혁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용산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 아니겠느냐?"라고도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관리형이 아니라 혁신형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당선자 총회에서는 대부분이 빨리 전당대회를 해서 당을 혁신하고 변화를 시키자는 의견이 거의 모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당선자 총회에서 다른 의견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반면, 다른 익명의 당선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상황에서 꺼낼 수 있는 카드 중에서는 가장 무난하고 좋은 분이라 생각된다. 한다는 사람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황우여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관리했을 때, 예선에서 당심과 민심이 5:5, 본선에서 7:3으로 세팅이 됐었다"라며 "황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를 준비한다면, 예전처럼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을지 기대해본다"라고 덧붙였다. 
#황우여 #윤재옥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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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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