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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소통 잘한다? 윤 대통령 친구이자 호위무사

윤 당선 일등공신 '좌진석', 비서실장 임명... 이태원·세월호 관련 부적절 발언도

등록 2024.04.22 13:31수정 2024.04.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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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직접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원조 윤핵관-호위무사 → 6선 실패 낙선 → 대통령 비서실장 영전.'

22일 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 발표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최근 정치 경로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직접 정 의원을 소개했습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언론 노출이 많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직접 소개할 만큼 '공 들인 인사'라는 점을 연출하고 싶은 모양새입니다. 

윤 대통령이 정 의원을 새 비서실장으로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이라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기대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소통을 잘해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계에도 여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들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또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윤 대통령 당선 일등공신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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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21년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정 의원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2000년 16대 국회에 진출해 5선을 했고, 이명박 정부에선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습니다. 당에서는 비상대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으며, 국회부의장·국회사무총장도 거쳤습니다. 정치인 정진석을 윤 대통령과 연결시켜보면 '대통령 당선 일등 공신'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 <중앙일보>는 '윤의 사람들'이라는 연재물을 통해 대통령과 연관 있는 인사들을 다뤘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여기에도 등장합니다. 이 매체는 정 의원을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먼저 윤 당선인을 띄"웠다고 평가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 의원은 기회가 될 때마다 윤 대통령을 홍보했다고 합니다.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엔 공주 시내에 "공주 출신 윤석열 손발 자른 검찰 대학살, 국민은 분노한다"라는 현수막도 내걸었습니다. 그의 노력 덕분일까요? 이때부터 '윤석열 대망론'이란 말이 퍼졌다고 합니다. 

특히 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만나 소주를 마시면서 "지금 국민은 당신이 정치하기를 바란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하라"고 권유했다고 합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출마선언을 할 때 국민의힘 의원 24명이 찾아오게 한 것도 정 의원의 공로였다고 전해집니다. 정진석 의원은 권성동 의원과 함께 '좌진석·우성동'이란 별칭으로 불리며 윤핵관 중 하나가 됐습니다. 

정 의원 스스로도 새 비서실장 소개 생중계 방송에서 "대통령께 정치에 투신하시라고 권유를 드렸던 사람이고, 윤석열 정부 출범에 나름대로 기여했던 사람"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대통령과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비서실장직 수락 이유를 밝혔습니다. 


소통의 정진석?... 과거 발언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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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2년 11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 남소연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소통을 잘해서' 정진석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정 의원의 발언·행보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10월 29일 저녁 광화문에서 정권 퇴진 촉구 대회가 열렸다. (중략) 민주당 조직도 전국적으로 버스를 대절해가면서 참가자를 동원해 왔다. 서울 시내 모든 경찰 기동대가 이 집회에 질서 투입됐고 그날 밤 이태원에서 참사가 벌어졌다. (중략) 민주당은 정권퇴진운동 전문 정당인가. 당 조직을 동원해 제대로 출범도 못 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겠다고 무더기 버스 동원에 나선 민주당 국민께 사과하시길." - 2022년 11월 7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중

당시 정 의원의 발언만 보면 정권 퇴진 촉구 대회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인 것처럼 얘기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그날 집회는 오후 5시에 광화문에서 시작해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에서 오후 8시 10분께 끝났습니다. 또한 보수집회 역시 그날 열렸습니다. 당시 경찰이 집회·시위 관리에 인력을 집중 배치한 것은 맞지만 애초부터 핼러윈 행사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예년과 달리 경찰 배치를 계획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난 3월 18일 이태원 참사 관련 공판에서는 '참사 전 10개팀 50명의 경찰이 이태원 인근에 배치돼 있었다' '그날 마약 단속 업무와 관련해 기자들과 많은 얘기와 통화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결국 정 의원의 발언은 정부에 쏟아지는 비판을 막기 위해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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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습니다' 무릎 꿇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비상의총을 마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 권우성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다." - 2018년 6월 15일

2018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고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다"면서 자신들의 패배를 세월호에 빗댔습니다.

이를 두고 자당의 패배를 수많은 생명이 사라진 참사에 빗대 표현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동시에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제발 좀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 - 2023년 3월 20일

2023년 윤 대통령의 방일을 두고 굴욕외교-빈손외교 비판이 제기됐었습니다. 당시 정진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일본을 대하자. 제발 좀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 이제는 우리가 일본을 추월하는 게 시간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대일외교 비판을 '식민지 콤플렉스'로 비하하면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려는 모습으로 읽혀 당내에서조차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삼봉 말씀' 소환한 정진석,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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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진석 의원은 새 비서실장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더 소통하고, 통섭하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는 데 미력이나마 보좌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또한 "삼봉 정도전 선생이 '국가를 경영하면서 백성을 지모로 속일 수는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욱 없다'고 했다"면서 "600년 된 왕조시대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는데 공화국 시대에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객관적 관점으로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 말을 되돌아 보면 국민과 야당을 향한 소통보다는 '윤 대통령 호위무사', '또다시 윤핵관'이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정진석 #윤석열 #대통령비서실장 #정진석망언 #윤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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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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