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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은 왜 첫 곡을 이 작곡가와 발표할까

[인터뷰] 당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곡가, 새봄

16.12.29 10:27최종업데이트16.12.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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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새봄. 그녀는 청춘이다. 그녀가 작곡한 음악에도 그 색깔이 묻어난다. ⓒ 김광섭


2014년 11월 싱글 '내 어린 날에'를 발표하며 데뷔한 작곡가 새봄. '안녕하니, 나의 달', '길었던 너와의 연애를 마치고', '봄 여름, 별', '서른 밤째' 등을 발표하며 작곡가로서 이력을 쌓아가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고 2015년 12월, 가수 이민혁과 함께 한 곡 '취기를 빌려'는 여러 인디차트 상위에 오르면서 그의 곡을 찾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봄, 사계절 프로젝트 첫 소품집 <어느새 봄>에 이어 2016년 11월, 잔잔한 기타와 피아노 연주가 정다운 소품집 <당신이 두고간 가을>을 발표했다.

"서로의 걸음을 따라 걸었지 반짝이던 물결 사이로 너의 눈물이 보였네 그제야 어렴풋이 깨달았어 나의 세상에 넌 이미 많이 지쳐있었다는 걸" - 곡 '여울져오네' 중에서

소품집 여름과 겨울은 2017년 각 계절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새봄의 음악을 사랑, 삶, 진정성 세 단어로 축약했다.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를 즐겨 보면서 뜨개질도 배우고 뉴질랜드 여행 계획도 갖고 있다는 이십대 청춘, 새봄을 지난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났다.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고민

대중가요 작곡가 새봄은 클래식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 김광섭


새봄은 7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쳤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대중가요 작곡이었다. 부모의 반대로 인하여 음악을 그만두고 시애틀로 유학을 갔지만 고등학생인 그가 어른들 틈에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유학을 간 지 1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은 클래식이 더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클래식을 전공하면 대중가요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씀하셔서 클래식 작곡을 배웠는데, 너무 어렵고 제가 하고 싶은 게 아닌 거예요. 다른 꿈을 찾기 위해 시애틀로 유학을 갔는데 적응을 잘하지 못했어요. 외로움을 많이 탔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그는 수능을 준비했지만 대중음악 작곡가 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곡가의 길에 들어섰다. 새봄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음반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14년 11월, 가수 설경이 노래한 사랑의 기억을 담은 첫 싱글 <내 어린 날에>를 발표한다. 그는 작곡노트에 작곡가 타이틀이 어색하지만 배움의 자세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적었다.

그리고 2016년 3월, 사계절 프로젝트 첫 소품집 <어느새 봄>을 발표했고, 2016년 11월 두 번째 소품집 <당신이 두고간 가을>로 듣는 이의 감성을 흔든다.

"이별이든 삶에 대해서든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굳이 힘든 일에 대해서 말하지는 않잖아요? '괜찮아요, 잘 될 거예요'보다는 '나도 그런 일 있었어', '나도 지금 힘들어'가 더 위로가 되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크기의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까요. 그래서 지금 힘든 사람들에게 '나도 힘들어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소품집에는 '우린'(노래 이아람), '당신이 두고간 가을'(노래 설경), '우리가 있었어'(노래 임소정), '너는 바람'(노래 홀리),' 밤 열한시'(노래 임소정), '여울져오네'(노래 천석만) 6곡을 수록했고 5명의 가수가 노래했다.

"저와 첫 곡을 발표하는 분들도 많아요. 이 친구들은 물질적 도움, 인지도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들려?'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마워하거든요. 음악 하는 게 창작활동이니까 힘들 때가 있어요. 저도 데뷔 2년차이지만 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처음 순수하게 했던 때가 생각나요. 그래서 더 감사하면서 음악을 하게 되죠. 저보다 경험이 많은 친구들과의 작업은 배우는 점이 많아요. '아, 이렇게 노련하게도 할 수 있구나'하고요."

가수와의 곡 작업에서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소통이다. 곡의 색깔과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것이 우선이지만, 노래 실력이 뛰어나도 자신의 음악적 욕심만을 내세우는 이와의 작업을 그는 원하지 않는다.

"작업할 때 성격이 맞지 않으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노래 실력이 부족해도 같이 하고 싶으면 노력해서 맞추려고 해요. 잘 맞지 않을 때에도 절대 강요는 하지 않아요. '우리가 이 부분에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너의 의견은 어때?' 서로 조율을 해서 합의점을 찾는 편이에요."

꾸밈없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은 새봄

작곡가 새봄은 무대에도 오르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김광섭


그는 2016년 11월 13일, 처음으로 무대에 섰다. 감성 듀오 <디에이드> 공연 게스트였다. 라이브 공연은 그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연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직접적인 소통을 바라시니까요. 그런데 작곡가가 뒤에서 피아노를 치고 무대를 이끌어가는 게 아이러니하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진행을 하기에는 자신이 없고 보컬도 계속 바뀌어야 하고요. 그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어요."

라이브 공연은 첫 정규 음반을 발표할 2018년에 하고 싶다는 새봄은 친구 가수 한울의 공연을 보면서 무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랑과 이별에 대해서 곡과 가사를 써온 새봄은 꾸밈없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곡의 소재를 친구에게서 얻어도 그 이야기를 상상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에 녹여낸다.

"한 번도 꾸며내서 쓰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 새봄의 사랑은 어떨까?

"2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순수하고, 계산적이지 않은 사랑을 하고 싶어요. 늙을 때까지요.(웃음)"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새봄의 곡으로 '꽃, 그대'를 꼽았다.

"실제로 남자 친구에게 쓴 곡이에요. 발표했던 곡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고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서로 맞춰가는 도중에 싸울 수도 있고 힘든 일을 겪어서 무너질 수 있지만 그래도 결국에 우리가 아픔이 무뎌질 때까지 함께 하자 이야기를 담았거든요. 연인끼리 들으면 좋은 노래예요."

그는 달무리 이름으로도 곡과 가사를 쓰며 발표하고 있다.

"새봄으로 발표한 곡이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주라면 달무리에서는 삶에 대해서 쓰고 있어요. 달무리가 달의 주변에 하얀 테를 말하는데, 제 주변인들에 대해 쓰고 있는 거죠."

작곡가 새봄의 목소리는 어떨까? 곡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작은 것들'에서 들을 수 있다.

"피아노를 치는 싱어송라이터 유용호 오빠와 되게 친한 사이예요. 제 목소리가 기교 없는 애 같은데 그 느낌을 원했던 거예요. 노래를 잘하는 보컬을 찾지 않고 제게 함께하자는 거예요. 저는 노래를 부르는 게 두려움이에요.(웃음) 이벤트처럼 해볼까 해서 했는데 뜻밖에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어요."

2017년 봄에도 지금처럼 지치지 않고 음악을 행복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새봄.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었어요. 사회적으로도 그랬잖아요? 상처를 모두 잊고 행복한 2017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2017년 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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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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