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의혹, 여 "박지원이 몸통" 야 "성접대는 현정권" 공방

오늘 오전 국회 문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태광그룹의 유선방송 큐릭스 인수 의혹을 놓고 여야가 고성이 오가는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야 모두 태광의 큐릭스 인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비판 대상은 달랐습니다.

한나라당은 태광이 전 정권에서 급성장했다며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인수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한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 성접대와 시행령 개정은 현 정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태광이 박지원 원내대표가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내는 동안 급성장했고 태광과의 옵션 계약을 통한 군인공제회의 큐릭스 지분 인수는 양정철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이 관련돼 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김대중 정권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노무현 정권 시절 방송정책을 담당했던 양정철 청와대 비서관에 의해 의혹의 싹이 트는 등 태광의 큐릭스 인수의혹 몸통은 전 정권입니다. 군인공제회 등의 큐릭스 인수는 2006년에 이뤄졌는데, 정권의 실세없이 어떻게 900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할 수 있겠습니까."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도 태광 사태의 시작은 2000년부터라며 전 정권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 "태광 사태의 시발점은 2000년부터였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풀기 위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다 풀어야 합니다."

여당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태광 의혹의 몸통으로 지적하는 등 전 정권의 책임론을 거론하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서갑원 의원은 현 정권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까지 끌어들인 정치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 "이 정권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까지 끌어들이는 한나라당의 이 작태는 심히 유감스럽고 개탄스럽습니다. 이 사건은 청와대 행정관이 태광직원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아 터진 문제이고 방송법 시행령을 잘못 개정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여당 의원들이 물타기 하려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려는, 대단히 정치적인 공세라고 생각합니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도 지난 2009년 1월 태광이 큐릭스 지분을 추가 인수할 당시, 방통위의 승인 과정을 지적하며 여당의 책임을 부각시켰습니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 "군인공제회의 큐릭스 지분인수안은 군인공제회와 화인파트너스가 인수하는 큐릭스홀딩스 30%가 경영권을 동반한 M&A 거래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돼 있는데도 방통위가 그렇게 한 것은 의도적 행위 아닙니까."

한편,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관계자가 태광그룹의 법인카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해본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 본인에게 확인해봤고 사실무근입니다."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검찰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태광의 큐릭스 인수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책임론 공방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걸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0.10.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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