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추가 시간 1분 48초, 강원 FC 야고가 양민혁의 도움을 받아 왼발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는 순간

전반 추가 시간 1분 48초, 강원 FC 야고가 양민혁의 도움을 받아 왼발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리는 순간 ⓒ 심재철

 
축구에서 퍼스트 터치 못지 않게 세컨드 터치도 중요하다는 것을 K리그1 첫 해트트릭 주인공 야고가 말해주었다. 19분 17초에 벼락골을 터뜨리며 시즌 첫 골을 넣은 강원 FC 야고가 53분 28초에 결국 해트트릭을 이룬 것이다. 그의 감각적인 골 행진에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은 넋이 나간 듯 보였다.

윤정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21일(일) 오후 2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경기를 4-1로 완벽하게 이기고는 4위(3승 3무 2패 15득점 14실점)로 뛰어올랐다.

18살 양민혁, 야고 못지않은 활약으로 대승 이끌어

일요일 낮 6025명의 홈팬들 앞에서 강원 FC가 그야말로 훨훨 날아다녔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야고가 K리그 두 번째 시즌만에 해트트릭으로 신나는 춤을 췄고 5일 전 18살 생일을 맞이한 새내기 양민혁이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하는 등 영 플레이어상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9분 17초 만에 야고가 강원 FC 대승의 시작을 알렸다. 윤석영이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후방 크로스를 몸으로 잡아놓은 다음 완벽한 이동 컨트롤 기술로 인천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센터백 요니치를 따돌린 것이다. 그리고는 시원한 왼발 슛을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야고의 득점 행진은 전반 추가 시간에 이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 오반석의 백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양민혁이 왼쪽 측면으로 돌아들어가 넘겨준 얼리 크로스를 야고가 기다렸다는 듯 왼발로 정확하게 밀어넣은 것이다. 
 
 강원 FC 새내기 양민혁이 야고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순간

강원 FC 새내기 양민혁이 야고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순간 ⓒ 심재철

 
야고의 두 번째 골이 전반 추가 시간 1분 48초에 들어간 것도 모자라 강원 FC의 추가골이 88초 뒤에 또 이어진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 약점이 양쪽 윙백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준비한 강원 FC 선수들의 완벽한 작품이었다. 

이번에도 양민혁의 번뜩이는 연계 플레이가 압권이었다. 달라붙는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을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린 양민혁의 재치있는 뒤꿈치 패스가 기막히게 황문기 앞 공간을 열어주었다. 여기서 황문기의 핀 포인트 오른발 크로스가 김이석의 프리 헤더 쐐기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윤정환 감독의 현역 시절 패스 감각이 지금 강원 FC 선수들에게 녹아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53분 28초에 야고의 해트트릭이 완성되며 점수판은 4-0까지 벌어졌다. 이번에도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 실수가 눈에 띄었다. 왼쪽 윙백 최우진의 공을 가로챈 강원 FC 오른쪽 풀백 황문기가 공을 몰고 들어가 넘겨준 크로스가 반대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야고에게 또 하나의 노마크 득점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이쯤이면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 라인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할 수 있다.
 
 53분 28초, 강원 FC 야고(맨 왼쪽)의 오른발 슛이 해트트릭으로 완성되는 순간

53분 28초, 강원 FC 야고(맨 왼쪽)의 오른발 슛이 해트트릭으로 완성되는 순간 ⓒ 심재철

 
그로부터 4분 뒤에는 양민혁을 놓치는 바람에 골키퍼와 홀로 만나게 만든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그나마 다행인 것이 각도를 잡고 앞으로 나온 민성준 골키퍼가 양민혁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기막히게 막아낸 것이다. 지난해 3월 18일 광주 FC에게 당한 0-5 패배 순간은 물론, 2018년 8월 19일 바로 그곳에서 당한 0-7 대패의 쓰라린 기억이 떠오를 만한 순간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간판 골잡이 무고사는 79분 39초에 제르소의 빠른 역습 패스를 받아 오른발 끝으로 1골을 따라붙었지만 더이상 강원 FC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88분에 무고사가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지만 강원 FC 박청효 골키퍼가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막아낸 것이다.

이렇게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강원 FC는 오는 27일(토) 오후 4시 30분 2위 김천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김천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간다. 9위로 내려앉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그 다음 날인 일요일 오후 2시 1위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기 위해 스틸야드로 찾아가야 한다.

2024 K리그1 결과(4월 21일 일요일 오후 2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강원 FC 4-1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도움 : 야고(19분 17초,도움-윤석영), 야고(45+1분 48초,도움-양민혁), 김이석(45+3분 16초,도움-황문기), 야고(53분 28초,도움-황문기) / 무고사(79분 39초,도움-제르소)]

강원 FC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이상헌(64분↔갈레고), 야고
MF : 양민혁(64분↔조진혁), 김이석(75분↔김대우), 김강국(75분↔한국영), 유인수
DF : 윤석영, 이기혁(81분↔신민하), 강투지, 황문기
GK : 박청효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5-2 포메이션)
FW : 제르소, 무고사
MF : 최우진, 이명주, 문지환(46분↔음포쿠), 박승호(77분↔김성민), 민경현(77분↔김세훈)
DF : 오반석, 요니치(46분↔권한진), 김동민
GK : 민성준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포항 스틸러스 17점 5승 2무 1패 13득점 6실점 +7
2 김천 상무 16점 5승 1무 2패 13득점 10실점 +3
3 울산 HD 14점 4승 2무 1패 16득점 9실점 +7
4 강원 FC 12점 3승 3무 2패 15득점 14실점 +1
5 수원 FC 12점 3승 3무 2패 8득점 11실점 -3
6 제주 유나이티드 10점 3승 1무 4패 8득점 10실점 -2
7 FC 서울 9점 2승 3무 3패 12득점 11실점 +1
8 전북 현대 9점 2승 3무 3패 11득점 13실점 -2
9 인천 유나이티드 FC 9점 2승 3무 3패 10득점 12실점 -2
10 대구 FC 7점 1승 4무 3패 5득점 10실점 -5
11 광주 FC 6점 2승 5패 11득점 12실점 -1
12 대전하나 시티즌 6점 1승 3무 4패 6득점 10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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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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