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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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인의 거울일기
노순택|256쪽|23,000원|2013.12.03
ISBN : 978-89-97780-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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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단은 오작동으로써 작동한다”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사진가 노순택이 건네는 분/단/인/의 거/울/일/기

‘보온병’과 ‘안상수’, 포탄을 포탄이라 부르지 못하고……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서 벌어진 충격의 포격 사건. 잿더미로 변해버린 처참한 풍경과 잔해들, 파괴된 일상, 공포와 불안, 안타까운 죽음이 뒤섞인 그곳에서 보온병을 포탄으로 승화시킨 한 정치인의 슬픈 코미디.
이 사건을 떠올리면, 어느새 잊힌 그분의 냄새와 묘한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폐허가 된 민가에서 그을린 보온병을 기자들에게 내밀어 보이며 “이것은 포탄”이라고 당당히 외쳤던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그것이 ‘거짓’임이 밝혀진 순간, 한 사회를 폭소와 비웃음, 허탈과 자괴감으로 몰아넣었던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은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떤 흔적으로 남았을까? 문제의 ‘보온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연평도에서 포격이 남긴 잔혹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고 있던 노순택은 ‘포탄이라 불린 보온병’의 행방을 3년에 걸쳐 헤집고 다녔다. ‘분단정치인 안상수’의 탄생과 행보, 출간한 책과 내뱉은 말을 꼼꼼히 추적했다. 그리고 오월 광주, 제주 4?3, 평택 대추리, 용산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김진숙의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제주 강정마을을 연결하며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고찰했다. 그것은 “우리의 분단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그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파국을 불러오고 있는지를 들춰보는 역사적, 사회적 여정”이었다.

보온병을 찾으러 갔다가 포탄을 맞고 돌아온 자!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간 분단의 나날은 잠시도 멈춘 적이 없다. 남과 북은 “서로를 괴물로 규정하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갇히고 고문 받으면서 분단의 역사가 이어져왔다. 사진가 노순택이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분단 권력의 틈을 헤집으며 포착한 장면들은 바로 ‘포탄보다 사악하고 잔혹한’ 폭력이 겹치고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이었다. “어설픈 방랑 속에서 나는 가끔 스스로를 돌아보곤 했다. 내게 안상수가 있었다. 안상수에게서 나를 본 적도 있었다. 우리는 삐뚤어진 자들이었다.”

‘보온병’과 ‘안상수’로 상징되는 분단 오작동의 흔적을 노순택 특유의 예민하고 집요한 감각과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는 지속된 폭력으로 무기력해진, 혹은 다 안다고 착각했던, 아니면 두려움에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분단인의 모습을 들춰내는 여정이었던 것이다.

‘포탄보다 잔혹하고 사악한 광기’를 감지하는 촉수!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는 2010년 겨울부터 2012년 겨울까지 3년에 걸쳐 작업한 90여 컷의 사진과 91편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연작으로 흐르는 사진 속에 당시의 포격이 남긴 참혹함과 분단이 낳은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람은 몸을 피했지만, 개와 고양이, 풀과 나무, 무너진 집과 살림살이는 파괴된 채 남겨졌다. 한때 포탄으로 둔갑했던 불탄 보온병 역시 그 우습고도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러한 일기와 사진은 2013년의 거의 모든 날짜마다 과거의 숱한 안보 관련 사건을 적어 넣은 <분단인 달력>을 통해서 다시 새겨지고 겹쳐진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와 양심, 정의, 공존, 평화가 무참히 무너지는 현실은 무뎌진 우리의 감각과 찢겨진 내면을 다시 점검하게 한다. 사진가 노순택의 분단 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절하고 아프게 오늘의 정치성을 드러내며 ‘분단인의 거울일기’로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 및 역자소개

노순택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을 고정된 역사의 장에 편입시킨 채 시시때때로 아전인수식 해석 잔치를 벌이는 ‘분단권력’의 빈틈을 째려보려는 것이다. 분단권력은 작동함으로써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다.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가래침과 탁한 피, 광기와 침묵, 수혜와 피해, 폭소와 냉소, 정지와 유동을 이미지와 글로 주워 담았다가 다시금 흘려보내는 짓을 하고 있다. 그러한 훼방질, 항구적 예외상태를 꿈꾸는 괴물의 틈을 헤집어 간섭함으로써 오늘의 정치성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쉽지가 않다. <분단의 향기>(2004) <얄읏한 공>(2006) <붉은 틀>(2007) <비상국가>(2008) <좋은 살인>(2010) <망각기계>(2012) 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책을 펴냈다. 《비상국가(State of Emergency)》로 ‘올해의 독일사진집’ 은상(2009)을 받았고, 11회 동강사진상(2012)을 받았다.

목차

- 2012년 12월 24일

/

2010

2011

2012

/

- 에필로그
- 분단인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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