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당시 황교안 대표 사진을 쓴 미래통합당 후보는 지역별로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은평을에 출마했던 홍인정 후보
1명(2.1%)뿐이었고, 인천과 광주, 세종, 충북, 전남에서는 단 1명도 없었습니다.
미래통합당 당선자가 많았던 부산과 대구도 각각 2명(11.1%, 16.7%)에 불과했고, 경남도 3명(18.8%)에 그쳤습니다. 경기도 숫자는
11명(18.6%)으로 가장 많았지만, 1/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경북에서는 13명 가운데 5명(38.5%), 전북에서는 4명 가운데
2명(50.0%)이 황 대표 사진을 실었습니다.
민주당 36명은 '입틀막' 사진... 부산경남은 문재인-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 많아
한편, 민주당 후보들은 이재명 대표뿐 아니라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 등 전직 대통령 사진도 선거 공보에 많이 활용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 사진 비율이 낮았던 부산이나 경남 지역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이 많았습니다.
반면,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도중 치른 탓에 미래통합당 후보들은 전직 대통령 사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른바 '입틀막' 사진도 많이 활용했습니다. 지난 1월 강성희 진보당 의원에 이어 지난 2월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대통령실 경호원이 윤 대통령 연설 도중 항의하는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 큰 논란이 됐는데요.
선거 공보에 '입틀막' 사진을 사용한 민주당 후보는 36명(14.7%)에 달했습니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밖에 '875원 대파'를 들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대통령 부부 사진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선거공보에서는 외국 순방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김건희 여사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들도 '조국 사태'를 부각하려고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사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대통령보다 '지역색' 약한 당대표 사진,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은?
지난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주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진은 주로 영남과 강원 지역에서 많이 등장했습니다. 후보마다 현직 대통령 사진이 선거 공보에 들어갔을 때 득표율에 미칠 영향을 따져 나름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반면, 한동훈 위원장이나 이재명 대표 등 당 대표 사진은 대통령 만큼 '서고동저'나 '동고서저' 현상이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에 비해 당대표의 득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기도 하고, 영입 인사나 정치 신인의 경우 당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이나 지역 연고 등 다양한 요소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걸로 추정됩니다.
선거 공보를 통한 후보들의 '전략적 선택'이 선거 결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총선이 끝난 뒤 다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