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레미콘·덤프와 노예계약으로 속도전 가능"

[국감-국토위] 수공, 표준계약서 이행율 겨우 19%..."조업 시간 이의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

등록 2010.10.06 10:11수정 2010.10.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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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가 4대강 정비사업을 발주하면서 레미콘·덤프트럭과 '노예계약'을 체결하면서 속도전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천)은 6일 낸 자료를 통해 "수공이 국책사업을 하면서 국가 권고 사항인 '표준계약서' 이행 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발주공사 80% 노예계약은 4대강 공사 구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로 입수한 수공 발주 구간 내 '건설기계임대차 계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1년 사이 건설업자 마음대로 건설기계임대인(노동자)를 부릴 수 있는 '노예계약' 체결비율이 3배 가까이 증가해 4대강 공사의 속도전은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노예계약 덕분에 가능하다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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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발주공사 중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작성현황. ⓒ 강기갑 의원실

한국수자원공사 발주공사 중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작성현황. ⓒ 강기갑 의원실

수공이 제출한 자료한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작성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권장하는 '표준계약서'를 체결하는 비율이 2009년 6월 67%였던 것이 4대강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던 올해 5월에는 20%대로 1/3 이하로 뚝 떨어졌다.

 

'표준계약서' 체결현황을 살펴보면, '비 4대강 공사구간'에서는 33%를 체결했지만 '4대강 공사구간'에서는 19%만 체결했다는 것. 강 의원은 "이는 수공이 발주하고 있는 4대강 공사 구간이 대부분 '보 건설' 구간이고, 이 구간의 공정률이 다른 4대강 준설 구간보다 훨씬 빠르다는 이유를 납득케 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4대강 공사 전 구간 평균 공정률은 9월 16현재 16%인데 반해 보건설 구간은 38%, 일반건설구간은 12%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는 수공 발주 구간의 '건설기계임대인(노동자)'들이 얼마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지를 방증한다. 이는 '표준계약서'와 '일반계약서'를 비교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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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대 '비4대강' 사업 공사의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체결 현황(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낙동강살리기 17공구 사업은 제외). ⓒ 강기갑 의원실

'4대강' 대 '비4대강' 사업 공사의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서 체결 현황(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낙동강살리기 17공구 사업은 제외). ⓒ 강기갑 의원실

 

강 의원이 입수한 '4대강 사업 낙동강 공구 A레미콘의 일반계약서'를 보면, "계약서에 정해진 조건 외에 요구를 하기 위하여 단체를 구성하거나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거나 "업무처리에 절대 협조하여야 하고 이의 제기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특히 배차 문제에 있어서 이의를 제기하여서는 아니된다", "조업시간에 절대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강기갑 의원은 "건설기계임대인(노동자)들은 회사와 직접고용관계에 있다가 회사가 기계구입을 강제해서 구입한 '사장님으로 등록'된 '건설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며 "이들에게 '일반계약서'는 사실상 '노예계약'에 다름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책사업을 시행하는 구간에서는 국가가 권장하는 표준계약서가 100% 사용되어야 함에도 국토부는 국민혈세를 쓰면서도 이를 감독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수공 발주구간에서 노예계약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4대강 사업 속도전을 위해 수공이 감독기관으로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10.06 10:11 ⓒ 2010 OhmyNews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노예계약 #강기갑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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