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나오셨네요"... 애플 첫 국감서 호된 신고식

[국감-정무위] 아이폰 AS 증인 부적격 논란... "21일 다시 오라"

등록 2010.10.05 18:19수정 2010.10.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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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애플컴퓨터코리아 부장이 5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이폰 서비스 문제와 관련한 질의에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제가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릅니다."
"애플코리아 잘못 나오셨네요. 증인 취지에 부합하는 임원급을 나오라고 하세요."

아이폰 AS(애프터서비스) 문제로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간 애플코리아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애플 증인 '부적격'... KT 본부장까지 6시간 기다리다 발 돌려

5일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허태열)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박정훈 애플코리아 홍보담당 부장과 나석균 KT 개인고객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가 국감 증인으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국감에도 앤드류 세지윅 애플코리아 대표가 아이폰 도입 문제로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장 때문에 불참했다.

하지만 정무위에서 뒤늦게 박정훈 부장이 증인으로 '부적격'하다고 결정함에 따라 나석균 KT 본부장까지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두 증인은 일단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쯤 이뤄진 증인 심문까지 6시간 넘게 증인석을 지켜야 했다. 다른 증인들은 대부분 오전 중에 심문을 마치고 돌아간 상태였다.


정작 두 증인을 부른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키코' 문제로 질의시간을 대부분 쓰고 마지막 2분을 남기고 박정훈 부장을 불러 아이폰 AS 문제를 질문했다.   

유원일 의원이 "애플 품질보증서에 따르면 아이폰이 국내법에 근거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따르겠다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박 부장은 "국내법을 존중한다고 나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애플 보증서에는 무상수리, 새 제품 교환, 새 제품에 준하는 제품으로서 교환(리퍼폰), 환불 등이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보증기간에 '리퍼폰'만 고집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면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법이 아닌 우리 법을 따르라"고 다그쳤다.

이에 박 부장이 "항상 새 제품이나 새 제품에 준하는 단말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하자 유 의원은 "새 제품 샀는데 왜 하루만 지나면 헌 제품 주냐"면서 "제조상 하자시 외관 손상 정도가 애플 기준을 벗어나면 유상 리퍼를 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유 의원이 "애플사는 국내법 규정 준수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소비자원) 분쟁조정신청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애플 첫 국감 불발... 21일 확인 감사에 재출석 요구

하지만 박 부장이 답변마다 "제가 담당자는 아니라 잘 모른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자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이 발끈했다.

권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아이폰 불공정 AS 질의시 담당자가 아니어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증인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라면서 "그럼 사장을 불러라"라고 따졌다. 이에 유원일 의원은 "사장 출석을 요청했는데 그쪽(애플) 요청으로 바뀐 거다"고 밝혔다.

결국 박 부장이 '홍보 담당자'여서 AS 문제 답변에 무리가 있다는 게 밝혀지자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애플코리아에서 잘못 나온 거 같으니까 증인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을 다시 찾아보자"면서, 애플코리아 쪽에 "임원급으로 다시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나석균 KT 본부장은 아이폰 AS 관련 질의에 답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양쪽 관계자가 모두 나온 상태에서 질의하는 것이 효율적이니 21일 확인감사 때 KT 본부장도 다시 나와 달라"는 허 위원장 요청에 허무하게 자리를 떠야 했다. 

한편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도 이에 앞서 자신도 29만원 내고 아이폰 리퍼폰을 받아봤다며 소비자원과 공정위를 상대로 아이폰 AS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김영신 소비자원장은 "소비자-사업자간 분쟁시 분쟁해결기준을 적용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자체 워런티(보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분쟁해결기준을 따르지 않을 때 강제할 규정이 없다"고 답변했다.

애플코리아의 첫 국감 출석이 불발로 끝난 가운데 지난해 국감에 불참했던 앤드류 세지윅 애플코리아 대표가 오는 11일 방통위 국감에 오픈마켓 콘텐츠 유통 문제 관련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2010국감 #정무위 #공정거래위 #애플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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